1. 나이트힐 타운
2025년 6월 13일, 미국 시애틀.
데클런 제퍼슨, 정신과 의사인 나는 어제 시애틀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 나이트힐 타운에 도착했다. 마을 주민들 전체가 정신적인 문제가 생겨버려 정신병동에 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곳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연하다, 정신병에 걸려 주민들 서로, 그리고 혈육마저 끔찍하게 살해해 버린 마을이라니 누가 그런 저주받은 듯한 마을에 가고 싶어 할까. 나는 정보가 워낙 없어 정확히 그 마을에 대해 알진 못했지만 모두가 그곳을 외면할 때 나는 내가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그곳을 가게 되었다. 시애틀의 주된 구역을 지나고 안개가 잔뜩 낀 나이트힐 타운에 도착하였지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었다.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에는 시간이 지나 벽에 눌어붙은 핏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리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하여도 이렇게 사람이 없진 않을 텐데, 나는 핏자국과 바닥에 널브러진 흉기들을 애써 무시한 채 나는 그 마을 구석에 위치한 정신병동으로 향했다. 그곳은 이런 마을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병원이었다. 내가 병동 앞에 서있자 뒤에서 누군가 나를 불렀다. 시신이 담긴듯한 지저분한 바디백을 어깨에 업고 있는 남성이었다. 진한 고동색의 머리카락과 바른 눈썹에 나긋해 보이는 금빛 눈색을 가지고 있었다. 눈을 휘게 뜬 그의 손엔 혈흔이 묻어있었고 그는 무척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의 아무렇지 않은 모습에 순간 소름이 끼쳐 뒤로 주춤 물러섰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 아, 이거. 내가 마을 시신 처리 담당이라서, 놀랐어? 근데 넌… ”
나는 당황함을 숨기지 못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생각보다 더 한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정신병동 앞에서 서성이는 나를 보고 신규 의사라는 사실을 확신했는지 혈흔이 잔뜩 묻어있는 손으로 내 손을 잡아끌며 정신병동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자 피로 물든 손을 신경 쓸 틈도 없이 충격적이게도, 정신병동은 비명소리로 가득했다. 목이 찢어질 만큼 울부짖는 소리가 정신병동에 크게 울려 퍼졌고 내 손을 잡아 끈 남성은 나를 향해 애써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역시 충격이지? 너처럼 온 애들이 사실 몇 명 있었는데… 다들 이틀도 안 돼서 다 나갔지 뭐야? “
그는 손의 혈흔을 대충 닦아내며 옆에 걸려있던 흰 가운을 입었다. 그 또한 이곳의 의사였던 것이다. 내가 혼란에 잠겨있을 때 우리의 앞의 누군가 나타났다, 긴 생머리의 안경을 쓰고 있는 금발의 머리카락과 밝은 초록색 눈을 가진 여성이었다. 굽이 낮은 구두를 신은 채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우리에게 다가와 나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 안녕, 신규 의사로 온 거 맞지? 내 이름은 하퍼, 하퍼 케이지라고 해.”
그녀는 웃으며 자기소개를 시작했고 옆에 있던 남성 또한 가운을 고쳐 입으며 말했다.
“ 나는 플로이드 린드버그. 여기에 간호사 한 명, 의사는 우리 둘 밖에 없는 거 알지? 아, 이젠 세명이지. 네 이름은? ”
난 이 병원에 둘밖에 없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이내 납득했다.
“ 데클런 제퍼슨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퍼, 그리고 플로이드. ”
서로의 통성명을 끝내고 그들은 내가 할 일을 알려준다고 하며 마을에서 일어났던 일부터 시설의 구조까지 알려주기 시작했다. 약 오십 명이 살던 작은 마을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마을의 인원은 현재는 열다섯 명이 남았고, 그 열다섯이 이 정신병동의 격리실에 갇힌 것이었다. 일인 일실 격리실로 말이다. 뉴스에 보도되진 않은 사실이지만 무분별한 살인에 국가가 개입하여 마을 주민들을 격리실에 가두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심각한 정신병을 가지게 되어 살인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마주할 생각을 하니 조금 두려워져 숨을 가다듬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머릿속을 정리하였다. 그때 플로이드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 왜, 이제 와서 무서워? 뭐.. 그럴 만도 하지만. 나도 처음엔 그랬거든. ”
그는 또다시 눈을 휘게 뜨며 웃었다. 이 사람도 무서울 때가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해버렸다. 첫 만남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시신을 들고 아무렇지 않아 하던 그가 자꾸만 생각이나 소름이 돋았다. 하퍼와 플로이드의 말을 들으며 걷다 어느 격리실 앞에 도착하였다. 나는 둘을 따라 귀마개를 끼고 격리실에 들어갔고 격리된 사람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 사람은 눈을 크게 치켜뜨고 비명을 질렀다.
“ 괴물!! 넌 사람이 아니야! 잔인하고 역겨워!! 저리 가! 난 살고 싶어!! ”
그 사람은 이내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본인의 손으로 직접 죽여버린 가족을 애타게 찾으며 말이다. 이러한 격리실이 열세 개나 있으며 앞으로 그것을 전부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그런 나를 플로이드와 하퍼가 격려해 주었고 우린 격리실에서 나왔고 하퍼는 앞으론 저런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나의 어깨를 툭툭 쳤다. 둘은 도대체 무얼 겪었길래 이것에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일까. 나는 작은 의문을 가지고 플로이드와 하퍼를 따라 시설을 돌았다. 후에 내 데스크, 그리고 정리해야 할 것들을 안내받았다.
나는 처음 격리실에 갔을 때를 떠올리며 그 환자는 모두 공포와 혼란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하퍼와 플로이드는 이 모든 상황에 익숙해진 듯 보였고 당연하게도 그들은 이 마을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들을 되새기며 근무하는 사람들이었다. 비명이 끊이지 않는 복도를 걸으며 나 또한 이 마을이 겪은 끔찍한 일을 이해하고 버티기로 하였다. 내가 과연 이들을 도와 정신적 치료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 넌 아직 신규 의사니까 무리해서 일하지 마, 지금으로선 보조만 해줘도 충분하니까! ”
하퍼가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리고 그 말에 플로이드가 말을 더했다.
“ 맞아, 너무 무리하다가 본인의 정신건강도 나빠질 수 있다는 거 잊지 마. 우리도 마을 안에 있으니까. “
플로이드가 오싹한 한마디를 던졌다. 격리된 사람들을 계속 보다 보면 본인의 정신 건강 또한 나빠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말해준 말일테지만 플로이드가 말하면 진심 같아서 무서웠다. 하퍼와 플로이드는 누구보다 이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둘은 이곳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치 감정이 없다는 듯. 여기서 근무를 하기 위해선 그래야만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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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lcome To Night Hill Town, You’re The New Docter, Right? “
= THEME SONG =
DEVIL TOWN
https://youtu.be/KvaxYUfGHnk?si=QvDdSQ4VJvgndL66